2014년 10월 26일 일요일

서울에서 시카고의 끔찍한 저주를 경험하다

이 세상에는 맛있는 것들이 너무 많지만
또 더럽게 맛 없는 것들도 있다.

사람마다 유독 기억에 남은
맛없는 최악의 음식이 있을 것이다.

나의 워스트 음식은
2009년 10월 26일에 한솥도시락에서 사먹은
로코모코 (하와이 전통 음식)였다.

원래 로코모코를 좋아라 했었는데
한솥도시락의 로코모코는 충격적

그 당시 일기를 그대로 옮겨보면

"황도 통조림 국물에 시큼한 우스타소스를 넣고
은은걸쭉하게 끓인 것에 오이를 넣고 밥을 비벼먹는 맛이었다.
즉, 와이키키 해변이 쓰나미에 휩쓸린 맛"

그런데 5년만에 다시 최악의 음식을 만났다.

홍대에서 먹었던 시카고 피자.


가짜 모짜렐라 치즈 폭탄이다.
이 음식이 왜 유명해진 걸까
이 나라 사람들의 혀에 집단최면이 걸린건지

이 음식을 계기로 올리브의 테이스티 로드가
거짓 방송이라는 것이 자명해졌다


아무런 풍미도 없다.
쫄깃함도 없이 그냥 푸스러 지는 화학 물질을 씹는 기분.
토마토 소스도 묽고 공장맛이 맴돈다.
시카고라는 도시 이미지가 걱정된다. 이건 시카고의 저주다.


홍대로 이동중인 사진
이 때까지만 해도
내가 이런 허접한 음식을 먹게 될지 몰랐었네



홍대로 가기 전에 경리단길에서 놀았다.

이태원 크래프트웍스의 두번째 방문
에그베네딕트와
맥주 샘플러는 역시나 무난했다. 



엘 그레코스에서 기로스를 포장해와서
더 보틀샵에서 맥주와 함께 먹었다.

기로스는 그리스 본토의 것 보다
빵이 많이 두껍고 내용물들에 수분이 많지만
소스나 들어가는 고기는 수준급.

일요일의 서울행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것은
결국 맥주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Like us on Facebook

Flickr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