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21일 목요일

서양미술사 07 : 원근법의 비밀을 알다 - 투시법 1 (르네상스)

회화의 발명 - 빌헬름 에두아르트 다에게, 1832

한 여인이 있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다. 남자는 전쟁을 위해 멀리 떠나가야 했고 여자는 남자의 모습을 간직하기 위해 남자의 그림자 상을 그렸고 그것에 실물과 비슷하게 부조를 만들어 간직했다고 한다.

남자는 여기에 존재하고 있었다.(present)
하지만 떠나가야했다. (absent)
그림을 남김으로서 부재의 대상(Re)이 다시 존재(present)하게 된다
=> represent : 재현

르네상스의 회화는 다시 고대 그리스의 원칙으로 돌아왔다.
: 사람들의 미의식이 미에 대한 실직적 정의에서 다시 형식적 정의로 돌아오게 된다.
: 회화의 본질은 형에 있다. 색체는 형(形)을 더 또렷하게 보이게하는 부수적 요소



르네상스 시기에 나타났던 자연주의의 부활

- 카롤루스 대제(Carolus Magnus 라틴어), 프랑스어로 샤를마뉴(Charlemagne), 독일어로 칼 대제(Karl der Große)
: 대제국을 건설하였는데 자기보다 앞선 대제국이었던 로마를 보고선 짧은 시기나마 궁정의 모습이 고대로마풍이었다.

- 중세 수도승들의 자연주의 옹호
: 청빈을 실천해야 하는 기독교에 반하는 교회의 사치스럽고 휘영찬란한 모습을 비판
: 화가들에게 Nigrae tandem (오로지 검으색으로)를 요구 => 검정으로 그릴 수 있는 것은 형태 뿐이다.



이들보다 더 직접적인 계기는 성상파괴운동이다.

* 성상파괴운동(聖像破壞運動)
: 8-9세기 동방 정교회에서 성화상(이콘) 공경이 금지되고 성상을 파괴한 운동이다. 이는 비잔티움 제국을 양분시켜 내전을 초래하였으며 로마 교황청은 이를 비난하고 성상파괴논쟁이 일어났다. 이 운동은 비잔티움 황제의 간섭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교황청에 좋은 명분을 제공하였으며, 다른 요인들과 함께 결국 동서 로마교회의 분열, 즉 기독교가 동방 정교회와 로마 가톨릭으로 서로 갈라서는 최초의 교회 분열로 이어졌다.


원래 기독교는 눈에 보이는 것의 형상을 만들지 말라고 한다.(십계명 중 두번째 계명 - 우상을 섬기지 말라) 허나 기독교는 그림없이는 유지가 되지 않았다. 오늘날 기독교문명의 주축이 된 유럽사람들, 즉 당시 프랑스인과 독일인 들은 고대 그리스로마 사람들보다 문화수준이 매우 떨어져서 기독교의 철학을 이해할 수 없었다. 눈에 보이게끔 해줘야 믿었다. (문화적 수준이 높았던 그리스로마 시대 사람들도 신상을 만들어 신을 존재하게 했다.) 그렇기에 교회에서는 타협을 하고 성상을 만들게 되었다.

그러자 성상파괴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는데, 이러한 갈등의 심화로 교황청은 골머리를 앓다가 '성상은 숭배되어서도 안 되고 파괴되어서도 안 된다.'는 재치있는 결론을 내 놓는다. 그리고 성상이나 성화는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를 알기 쉽게 설명할 때 필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 중세회화 : 재료를 이용하여 초월적인 빛을 상징하는 것이 가장 중요
- 르네상스회화 : 성서에 존재하는 것들을 생생하게 재현(represent)하는 역할이 중요

회화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찾아볼 수 없는 사람들을
우리 눈앞에 데려다주고
이미 몇 백 년 전에 세상을 떠난 사람들일지라도
마치 살아있는 사람의 모습처럼 생생하게 보여주는
신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

- 알베르티, 회화론 -


*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Leon Battista Alberti, 1404년 2월 18일 ~ 1472년 4월 25일)
: 이탈리아 초기 르네상스의 철학자이자 건축가. 전공 분야는 법학, 고전학, 수학, 희곡, 시학이며, 또 회화나 조각에 있어서는 창작 뿐 아니라 이론의 구축에도 기여하였다. 고대 건축을 연구하였으며, 1450년 <건축론> 10권을 저술하여 건축가로서의 경험과 미학적인 원리를 세웠다. 그의 이론은 옛 고전의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것을 출발점으로 하였는데, 그의 설계는 후에 바로크 건축에 큰 영향을 주었다.


형과 색이라는 것은 중세예술에서는 바깥에 있는 대상을 재현할 의무에서 해방되어 자유로웠다가 르네상스 시대에 와서는 이제 다시 재현의 의무에 종속된다. 이로써 환영주의 예술이 도래하게 된 것이다.

색을 사용해서 황금의 광체를 모방한 화가에게
우리는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금박으로 바탕을 칠한 그림들이 여전히 있다.
그런데 그런 그림들에서는 밝게 처리되어야 할 부분이
그늘져 보이고 어두워야 좋을 부부분들이
환하게 번쩍거리는 것이 보인다.

- 알베르티, 회화론 -


중세예술가들은 빛을 그릴때도 정말 빛을 사용했다. 보석의 광, 촛불의 효과,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한 자연광 등을 사용했는데 알베트리는이를 비판하였다.

중세는 재료로 처리했는데 알베르티는 솜씨로 처리하라는 것.


상아나 은을 두고 백색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눈이나 백조의 순백색에 비하면 어쩐지 우중충해 보인다.
그러므로 (어두운 것 옆에서) 밝아 보이고
(밝은 것 옆에서) 어두워 보이는 사물들의 성질과 유사하게
흑과 백의 적절한 배합을 구사한다면,
눈부시게 빛나는 광채라도 그리지 못할 이유가 없다.

- 알베르티, 회화론 -


성 마테의 소망 - 카라바지오 (1598-1601)

* 카라바지오(Caravaggio, 1573~1610)
: 르네상스 후기(매너리즘 시대)에 활동하였고 초기 바로크시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혁신적인 명암법의 사용으로 바로크회화 확립에 공헌하였다.

그림을 보면 빛이 작렬하는 듯 하다. 흰 물감이 아무리 밝다하여도 빛과 같은 명도를 가질 수 없는데 르네상스 화가들은 명암을 통해 그것을 해낸다.


상아나 옥석 그리고 또 다른 귀중한 재료들은
화가의 손길이 닿으면 가치가 올라간다.
황금일지라도 예술가의 세공에 의해서 값어치가 달라진다.
여기에 그치지 않습는다.
심지어 쇠 가운데서도 가장 천대받는 납덩어리조차
피디아스다 프락시텔레스같은 명장의 손길이 스친 것이라면
같은 무게의 은 궤보다도 더 비싸게 칠 수 있다.

- 알베르티, 회화론 -

명장이 만들었다면 납덩어리라 해도 같은 무게의 은 덩어리만큼 값어치가 나간다는 것. 예술가의 솜씨에 대한 무한한 자부심이 들어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생생한 상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상을 그리려면 윤곽을 떠야하는데 알베르트는 그 방법을 시각 피라미드를 통해 설명한다.

죽은 예수 - 안드레아 만테냐(1475-1478)

굉장한 단축이다. 시각피라미드로 형성된 단면을 따게 되면 아무리 어려운 자세, 심하게 단축이 된 자세라도 회화적으로 표현 해 낼 수 있다.

비례적 측면에서 보면, 중세의 제작적 비례를 벗어나 고대그리스로마처럼 객관적 비례로 돌아가서 실제 인체비례를 중시하고 비례론이 다시 중요해진다.



어쨌거나, 역시 르네상스시대의 최고의 발명품은 원근법이다.

성 삼위일체- 마사치오(1425-1428)

서양회화에서 원근법이 도입된 최초의 그림. 교회안에 들어가서 섰을 때의 눈의 위치에서 묘사되었고 소실점이 존재한다. 오늘날의 우리에게는 별 것 아닌것 같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굉장한 입체효과를 가진 것이었다.

다른 나라 화가들도 원근법이 만들어 내었는데, 그것은 경험적으로 만들어 낸 것.
알베르트는 시각 피라미드를 이용하여 수학적으로 증명하여 이론적 토대를 갖추었다.

1) horizontal line 수평선 눈의 높이다.
2) transveral line
3) orthogonal line(깊이감 부여)
+  vanishing point(소실점)

크게 보면 horizontal line과 orthogonal line, vanishing point 이 세 가지가 있으면 원근법이 완성됐다고 할 수 있다. 이것들이 한 점에 모이고 화가의 눈과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보는 사람의 눈의 세계를 재조립하는 것이다.

이렇게 원근법이 만들어짐에 따라, 3차원 공간 자체를 묘사의 대상으로 삼게 되고 그 안에 대상들을 배치하게 된다.


알베르티는 화가의 임무와 그와 관련한 세가지 사항을 강조하였다.

화가의 임무
: 평면적으로 관찰한 어떤 물체를, 화면이나 캔버스, 아니면 벽면에 프레스코처럼 선으로 윤곽을 그리고 색을 입혀야 하는데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적당한 시점에서 봤을 때 마치 부조처럼 배경에서 돌출해서 실물을 방불케해야한다. 이것이 바로 환영주의고 화가의 의무이다.

그리고 이런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세 가지를 권장한다.
1. 기하학을 익혀라
: 원근법의 사용을 위한 기하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2. 시인, 수사학자와 친숙하게 교류하라
: 그림의 내용(텍스트)이 중요해짐에 따라 성경의 이야기라던지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라던지, 옛 영웅에 대한 얘기들을 바탕으로 해서 그것이 눈 앞에 있는것처럼 생생하게 그려야 한함을 얘기하였다.
3. 자연으로부터 배워라
: 자연을 보는대로 그려버릇해야 한다. 생생한 표현을 위한 실제 자연을 보고 그리는 습작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연을 베껴야지 남의 그림을 베껴 그려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이과적 교양(기하학)과 문과적 교양(텍스트) 그리고 반복적 노력의 강조)


르네상스 화가들이 자연모방을 중시했지만 그 것만은 아니었다. 그들의 또하나의 과제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되, 아름답게 그려야 했다. 그래서 결점이 있다면 결점을 그리되 너무 추하지 않게 슬쩍 고쳐그렸다.

이것은 고대의 피디아스, 제욱시스같은 화가들도 마찬가지 였다. 제욱시스는 이상적인 여성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다섯명의 미인을 골라서 그 중에 아름다운 부분만을 추려내어 현실의 그 어떤 여성보다 아름다운 여인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페리 클레스(고대 아테네의 정치가, 군인)의 두상. 그는 두상이 길었는데 그것을 가리기 위해 항상 투구를 모습으로 묘사되었다.


르네상스의 미의식 = 자연 그대로의 묘사 + 이상적인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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