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25일 월요일

서양미술사 08 : 뒤집혀진 원근법 - 투시법 2 (러시아 미술)

원근법의 전제조건
1. 시점의 고정
2. 평면에 투사

시점이 고정되지 않으면 큐비즘적 회화가 나오게 되는데 이러한 투시법은 여러 문명에서 많이 나타났다. (한국 민속화, 러시아 성상 등)

러시아와 한국민화의 역원근법



Christ in the House of Simon - 디에릭 부츠(Dieric Bouts), 15세기 후반



살펴보면 왼쪽의 공간의 소실점과 테이블의 소실점이 다르다. 화가의 시점이 움직인 것. 서양에서도 많은 경우에 원근법이 제대로 지켜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러한 원근법의 오류는 화가의 의도라기 보다는 화가가 의식하지 못하거나 원근법을 충분히 잘 활용하지 못한 것이라고 봐야한다.

러시아에는 역원근법을 사용하고 약간의 다시점적 구도를 원리원칙에 따라 아주 체계적으로 사용한다.

보는 바와 같이 건물의 양 옆을 다 보이게 그리면서 뒤로 갈 수록 넓어지고 소실점은 오히려 아래에 놓이게 된다.




테이블을 봐도 앞이 좁고 뒤가 넓다. 그리고 그 위에 배치된 사물이나 인물은 실제 중심에 있어도 그림 상으로는 과도하게 앞쪽에 배치되게 된다.

또한 보는 시점이 고정되지 않고 양 옆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그림을 그릴 때는 그 시점이 한 곳에 뭉쳐지고 대상의 휘어지는 효과를 만든다. 실제로는 직전의 대상이지만 역원근법에 의해 곡선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따라서 투시법에 있어서 서구의 선원근법 체계가 당연하고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문화마다 다양하고 시대마다 다른 상대적인 체계에 불과한 것을 알 수 있다.


(좌) 보좌에 앉은 구세주 - 노브고르드 화파, 13세기
(우) 아기예수와 앉은 성모 - 산마르코성당, 12~13세기

왼쪽 그림을 보면 직선으로 되어야할 등 뒤의 사각형의 의자 등받이가 휘어져 있다. 허나 오른쪽 부조에서는 직선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그들이 2차원의 회화를 그릴 때 철저하게 적용되는 투영법이다라는 것을 말해준다.


원탁이 역원근법으로 표현된다면 마치 원탁을 잘라놓은 반원으로 표현된다.


실제는 원탁이지만 역원근법의 투시법을 지키다보니 앞쪽은 단축되고 뒤쪽이 늘어나면서 마치 반원같은 형태로 표현되고 식탁 위에 놓인 사물은 앞쪽으로 위치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면 여기서 문제점이 생긴다.
원래 휘어져 있는 것은 어떻게 표현 할 것인가?

이럴 때는 잘라버리게 된다. 두개의 벽이 마주한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어진 곡선의 벽인 것이다.


서양의 원근법은 길이가 정해져있다. 공간 전체를 고려해서 실제 크기에 맞는 길이는 정해져 있고 원근법에 의해서 소실점 방향으로 크기가 줄어나가게 된다. 그러나 러시아 성상의 경우 대상 하나하나마다 자기 공간을 가지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대상마다 역원근법 혹은 감춰진 역원근법을 적용하여 그리게 되면 전체공간을 넘어서는 일이 생긴다.

러시아 회화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땅에 지진을 일으킨다. 즉,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단절된 공간의 형태로 처리한다.

이는 폴 세잔과 유사하다 볼 수 있다.
세잔은 사물을 원근법적으로 보는 것은 잘 못되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우리 인간이 사물을 볼때는 대상 하나하나에 각기 다른 포커스를 두고 관찰 한 뒤 그것을 한 데 모은 것으로 인식하는데,

사진으로 비유를 해보면, 대상 하나하나를 사진으로 찍어서 모았을 때 사진마다 조금씩 초점과 공간감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이를 전체풍경을 사진을 찍는것처럼 모아서 조합하면 아귀가 정확히 맞기 힘들다.


그래서 세잔의 정물화 그림을 보면 테이블의 수평이 맞지 않다. 이는 대상에 따라 시점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극복하기 위해 천이나 다른 사물들로 그 분절된 사이 매운다.

이는 마치 러시아 성상에서의 지진과 같은 개념이며 러시아의 장인과 폴 세잔은 엄격한 수학적 원근법(시점의 고정)을 부정한다는 공통점을 가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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