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20일 수요일

서양미술사 05 : 형에서 빛으로 - 중세 미학 1

* 로사리오 아순토(Rosario Assunto, 1915~1994, 이탈리아 출신의 미술사학자)의 저작, 중세의 미론을 기본으로 하는 내용


그림의 2가지 요소가 있다고 하였다: 1. 형태 2. 색

그림의 아름다움은 형태일까 색체일까?
서구예술에서 고대, 그리스 시대 이후까지는 형태에 있다고 생각하였다. (이집트예술은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한 예술이라 보기 힘들다.) 특히 수적인 비례관계에 의거한 형태

그런데 중세에 들어와서는 미의식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미에 대한 두 가지 정의
1. formal definition (형식적인 정의) - 수, 양
2. material definition (실질적인 정의) - 질, 아름다움은 색이고 빛이다

중세 사람들은 아름다움이란 수적인 비례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색이고 빛이다, 거기서 진짜 아름다움이 비롯된다고 믿었다.


* 고대에서 중세로 넘어오는 시기에 신플라톤주의라는 철학이 있고 이에 기반한 플로티누스라는 철학자는 최초로 고대 그리스인들의 미의식을 비판하였다. 플로티누스의 철학은 나중에 중세 신학자들에게 받아들여져 중세 사람들의 세계관을 구성하게 된다.


플라톤 주의
- 현실세계는 이데아의 세계의 그림자
- 이상적 세계인 이데아와 현실 세계에는 레테의 강(망각의 강)이 놓여져 있다. 이데아의 세상에 있던 인간이 강을 건너 현실 세계에 태어남
- 이상적인 아름다움의 세계인 이데아의 미를 현실세계의 불완전한 미로 표현을 한다.
- 상기설 : 이데아에 살던 기억을 상기한 것이다


신플라톤 주의(플로티누스)
- 모든 존재들의 절대적 근원인 ‘일자’에서 신적인 정신(빛)이 유출되고 거기서 현상세계로 영혼(빛)이 유출된다. (이데아와 같이 현실세계가 강으로 나눠져 있지 않고 연결되어 있음)
- 유출설 : 일자에서 유출된 빛(영혼)이 현실세상의 미를 형성. 세상에는 아름다움과 추한것은 질적인 차이는 없고 양적으로 점진적인 차이밖에 없다.
- 수양을 함으로써 자기몸과 영혼을 정화함으로서 일자와 일체화, 황홀경에 빠지는 상태
- 우리는 타수적비례관계가 없는 빛과 색(타오르는 불꽃, 보석의 광채, 하늘의 별빛과 햇빛)을 아름답다라고 한다는 것을 보니 미에 대한 형식적인 정의는 잘못된것 같다.
- 부분으로 구별된 것이 비례 때문에 아름답다면 그 비를 구성하는 부분은 궁극적으로 비를 갖지 않을 수 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비가 없는 추한 것으로부터 아름다운 것이 구성되는 모순이 있다. 형식적인 정의는 잘못된것 같다.
- 아름다움의 바탕에는 눈에 보이지 않은 일자에서 흘러나오는 빛이 깔려있어서 아름다운 것이다.
- 미의 원인은 빛이며, 수는 미의 결과이다.


중세의 미는 그 밑에 신의 섭리가 깔려있기 때문, 초월적인 세계에서 나오는 천상의 빛이 깔려있기 때문에 중세 화가들은 가시적인 세계를 그대로 표현하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중세 화가들은 빛과 색으로 미를 표현하기 위해 물질적인 재료들을 사용한다.
- 고딕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 금과 은등 보석 등 재료들로 표현
- 어두운 성당 안의 촛불의 조명효과



금박과 파랑색의 울트라마린(금보다 비싼 염료)으로 치장되어 있다.
형태의 아름다움, 가시적 세계에 대한 미가 아니라 비가시적 세계에 대한 아름다움이기 때문에 값 비싼 재료의 빛깔로 화려화고 몽한적이고 감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비가시적 세계의 가시화라는 점에서 중세예술은 현대예술과 일맥상통 한다.

“예술은 가시적인 것을 재현하는 게 아니라, 비가시적인 것을 가시화한다.”
- 파울 클레 (Paul Klee, 독일 화가. 현대 추상회화의 시조) -
마리아를 알현하는 리차드 2세 - 월튼 2단 재단화의 장인(1395년 혹은 1413년)

배경은 다 금박, 푸른 옷들은 울트라마린 염료



전박적으로 금이 많이 사용되었다.

당시에는 예술가와 작품 제작 계약을 할 때 미리 재료의 구체적으로 양을 정해 놓았다. 화가가 마음대로 금, 염료를 사용하면 제작비가 감당이 되지 않기 때문.

* 수태고지 : 마리아가 하나님의 씨를 임신할 것이라는 것을 천사가 알려줌

천사가 나타나 마리아에게 수태고지를 하는 장면. 왼쪽에 위의 원 안에 하나님이 보이고 작은 안기 예수가 마리아로 향하고 있다. 마리아는 말(言) 띠(오늘날 만화의 말풍선의 개념) 를 가지고 있어서 말을 그림에 표현하였다.

중세예술은 가시적인 공간을 재현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그렇기에 말도 그림 속에 집어 넣었던 것이다.

( '말'은 보이지 않는다. 르네상스 시대에서 말은 그림에서 사라진다. 글은 유일하게 제목으로 붙거나, 그림 속에서는 예술가의 싸인으로만 나타나고 굳이 표현된다면 묘비명, 그려진 책 속 정도이다.)


유추 : 눈에 보이는 재료를 가지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드러내는 것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형형색색의 빛을 통해 몽환적인 공간으로 알지못하는 천국의 모습을 드러내려한다.

중세인들은 가시적인 것에서 비가시적인 것을 찾기 때문에 세계를 복잡하게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중세그림에서 어떤 대상이 나오면 그 대상을 그냥 '나무', '양'으로 보고 그쳐서는 안된다. 마치 시를 읽는 것 처럼 그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수태고지 - 액상프로방스의 장인 (1440년경)

아래 꽃은 백합인데 수태고지 장면에서 백합을 그려서 마리아의 순결성을 표현하고 있다.

양 : 하나님의 어린 양 - 예수그리스도
포도덩굴 : 신도

이렇게 다른 것을 말하는 것을 알레고리라고 한다. 중세는 알레고리 체계가 엄청나게 발전하였다. 아직까지 꽃말, 보석말 등 중세의 이런 세계관이 흔적처럼 남아 있는 것이 있다.

중세 예술이 진짜 의미하는것은 내용이 아니고 형식(재료)안에 들어가 있다. 재료의 번쩍거림이 초월적인 빛의 상징임이 중요하다. 내용은 부차적인 것이고 일차적인 것은 재료안에 들어가 있다.


책을 만들어도 금박을 씌우고 3대에 걸쳐 만든다.


고대의 주축은 교양있는 그리스인과 로마인이었다. 서구 중세문명의 주축은 프랑스, 독일 사람들, 즉 갈리아족과 게르만족 들인데 이쪽은 문화 발전 단계가 낮았다. 중세인들은 아름다움을 봐도 정신적인 것 보다는 물질적인 것에 끌렸다. 또한 당시의 경제 시스템은 이윤이 나왔을 때 재투자보다는 소비를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로인해 사치품 소비가 많아졌다.

보석과 같은 세속적인 것을 추구하는 천박한 물질 취향으로 초월적인 정신을 표현하는 모순성이 중세의 예술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색채효과에 집중을 한 착품이다.


중세에는 예술로서 초월적인 세계를 드러내기 위해 빛과 색으로 그것을 표현하였다.
현실세계는 궁극적이고 이상적인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에 불과하다.
양이 양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로 나아가야하고 백합이 백합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순결로 나아가야한다. 이런 초월적인 의미를 지향하는 디딤돌의 의미로서 예술의지가 확실하게 달랐던 것이다.

알레고리가라는 중세예술의 수수께끼적 성격도 그러한 예술의지의 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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